‘비정상적 폭등’ 동성제약, 막연한 기대만으론 ‘매수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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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 폭등’ 동성제약, 막연한 기대만으론 ‘매수주의’
  • 박철성 칼럼니스트·아시아경제TV 리서치센터 국장
  • 승인 2018.07.23 0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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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주간증시] 제일제강·네이처셀 주가는 폭락…고통받는 개인투자자 “죽고 싶다”

[박철성의 주간증시] 제일제강·네이처셀 주가는 폭락…고통받는 개인투자자 “죽고 싶다”

동성제약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폭등했다. 지난 3일 장중 동성제약 주가는 1만3750원. 최근의 저점을 기록했다. 그 후 불과 13거래일 만에 75% 점프했다.

동성제약 주가는 지난 20일 장중에도 불꽃 쇼를 연출했다. 이날 오후 1시45분 ‘동성제약, 췌장암 치료제 ‘포토론’ 학회지 심사 중’이라는 기사가 보도됐다. 그 시점 동성제약 주가는 1만9350원이었다.

▲ 지난 20일 동성제약 1분봉 그래프. 동성제약 주가는 이날 1시45분에도 비정상적인 급등을 연출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이때부터였다. 마치 출발 총성을 기다렸다는 듯 엄청난 자금이 매수에 투입됐다. 거래가 폭발했고 주가가 급등했다.

이날 오후 1시54분, 동성제약 주가는 2만3850원을 찍었다. 불과 9분 만에 약 24%가 급등했다.

물론 수상한 급등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의 자금력으로는 만들 수 없는 매수세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당시 세력의 막대한 자금이 매수에 투입됐다는 방증이다.

주식시장에서 세력이란 힘, 즉 자금력을 가진 집단을 말한다. 따라서 세력은 기관·외국인은 물론이고 주식동호회와 주가 조작꾼 등 자금력 집행이 가능한 무리를 일컫는다.

이날 양봉의 불기둥을 보고 적잖은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에 동참했다. 금세 상한가를 찍을 것 같은 질주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고점 매수를 했다면 이내 가슴을 쓸어야 했다.

동성제약 주가가 고점을 찍고 21분이 지났다. 이날 오후 2시15분. 그때 주가는 뚝 떨어졌다. 당시 주가는 2만1150원. 이날 장중 고점 대비 약 -12%의 급락이었다. 고점 매수자는 내심 상한가를 기대하며 황급히 클릭했겠지만 졸지에 큰 손실을 보았다.

그래도 다행이었다. 이날 오후 동성제약은 장중 낙폭을 줄였다. 2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고점대비 -3.56%. 손실 폭이 크게 줄었다.

그래도 고점 매수를 했다면 여전히 손실구간으로 잡혀있다. 기대감까진 좋았지만 문제는 막연(漠然)함이다. ‘막연’은 뚜렷하지 못하고 어렴풋한 것을 말한다. 주식시장에서 ‘어렴풋한 것’은 존재할 수 없다. 매사 정확해야 한다. 그래서 동성제약 투자는 조심해야한다.

▲ 동성제약 대구 암센터. <홈페이지 캡처. 기사의 특정 사실과는 관계없음>

최근 동성제약의 주가 폭등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지난 20일 동성제약 측은 “2세대 광과민제 ‘포토론(Photolon)’의 연구자 임상시험 결과가 해외 학회지에 투고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히 짚으면 동성제약이 암 정복 상용화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 게 아니다. 그렇다고 임상시험 결과가 학회지에 게재된 것도 아니다. 단지 투고만 했을 뿐이다.

학술지에 연구 성과를 담고 있는 논문이 실리기 위해서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논문 ‘투고(submit)’ 이후 학술지 측의 ‘심사(review)’를 거친 뒤 ‘재검토’와 ‘수정(Revision)’한 내용을 ‘승낙(accept)’해야 비로소 ‘출판』(publish)’ 된다.

심사위원 측인 ‘리뷰어’는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다. 이때 과학자 3~5명 정도가 논문의 타당성을 분석한다.

사실 한 번에 통과되는 경우는 드물다. 통상 리뷰어의 요청에 따라 데이터를 추가,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재투고를 한 뒤 승낙을 받아야 비로소 논문이 게재된다.

물론 심사 과정에서 수정 요청이 반복될 수도 있고 탈락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실험 결과 통계에서 확실하게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온 경우 이 모든 과정을 거쳐 1~3개월 안에 논문이 실린다.

따라서 이날 고점 매수자는 ‘막연한 기대감’을 매수했던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꼬집었다.

또 최근의 상승세는 동성제약의 기능성 미백크림 ‘동성 랑스크림’이 중국 왕홍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동성제약 주가 상승은 매출이 수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호재도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왕홍(网红)은 ‘인터넷(왕뤄: 网络)’과 ‘유명인(홍런: 红人)’의 조합어로 중국 내 온라인·SNS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유명세를 누리는 인터넷 스타를 지칭한다.

동성제약에 따르면 지난 6월18일부터 약 한 달간 중국 왕홍을 통해 동성 랑스 크림을 6만 개를 완판했다.

2세대 광과민제 ‘포토론’이 시판되면 췌장암으로 고통을 받는 환자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동성제약의 매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암 환자의 생존율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상대 생존율이 처음으로 70.3%를 돌파했다. 3명 중 2명이 사실상 완치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췌장암 환자의 최근 5년 상대 생존율은 10.1%에 불과하다. 20년 전 상대 생존율 7.6%에서 크게 개선되지 못한 수치다. 췌장에서 멀리 떨어진 장기에 전이된 경우 5년 생존율이 1.7%로 치명적이다.

동성제약 측은 “PDT(Photo dynamic Therapy)라고 불리는 광역학 치료는 빛을 이용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법”이라면서 “우선 PDT 시술을 위해서는 인체에 주입할 ‘광 과민제’가 필요한데, 그 약물 중 하나가 바로 ‘포토론’”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의 1세대 광과민제는 암세포에 영향을 주기까지 48~72시간을 대기해야 하고 시술을 마친 뒤 4주간의 차광기간을 가져야 하는 단점이 있다”면서 “반면 2세대 광과민제인 ‘포토론’은 암세포 도달하기까지 3시간으로 단축되고 치료 이후 햇빛 차단 시간이 이틀이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동성제약은 이처럼 투자 기대감으로는 전혀 손색이 없다. 앞서 지적처럼 막연함이 문제다.

▲ 동성제약 일봉 그래프. 주가가 13거래일 만에 75%가 폭등했다.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특히 동성제약 그래프에는 세력의 발자국이 찍혔다. 낮은 가격에서 집중 매수했던 흔적도 포착됐다. 동성제약 주둔(?) 세력의 본격 매집은 지난 5월23일부터 시작됐다. 지금까지 그들의 매수 평균가는 1만8800원 언저리라는 분석 보고다.

현재 동성제약 주가는 이미 폭등했다. 따라서 공격보다는 방어적 스탠스를 취하는 게 현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수익 구간이라면 욕심은 금물이다. 초심을 챙겨야 한다. 적당히 이익 실현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겠다.

손실 중인 투자자가 문제다. 이때는 단호한 결정이 중요하다. 제아무리 운이 좋아도 이제나 저제나 하는 막연함은 손실 폭을 키울 뿐이다. 수익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승부 근성은 좋다. 그러나 자칫 낭패를 당 할 수 있다.

다행히 동성제약 주가는 아직 고점 구간. 나름의 손절라인을 정한 뒤 냉철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특히 마이너스 폭을 줄이겠다고 추가매수, 일명 ‘물타기’ 매수는 굉장히 위험하다. 바닥이 확인되지 않은 ‘물타기’는 손실 폭만 키울 뿐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굳이 동성제약을 베팅해서 승부를 걸겠다면 말리지 않겠다. 다만 현재 기준 세력 매수 평균가인 1만8800원의 가격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

내츄럴엔도텍 역시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18일과 19일 닉네임 ‘주식ㅇㅇ’은 내츄럴엔도텍과 관련된 대규모 허위문자를 다시 연거푸 발송했다. 문자는 “내츄럴엔도텍 총원 마지막 매수 진행”하라면서 “내츄럴엔도텍 정보 오픈, 중국 왕홍들 연계, 국영기업과 합작설”이라고 강력히 매수주문을 했다.

만약 문자만 믿고 내츄럴엔도텍을 매수했다면 이튿날인 20일 바로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장대 음봉과 마주해야 했던 것이다.

지난 20일 내츄럴엔도텍은 -4.43%, 2만37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동안 ‘주식ㅇㅇ’의 낚시성 대규모 허위문자로 많은 종목이 개미 무덤으로 변했다. 수법은 같았다. 모두 고점에서 매수하라는 허위문자였다.

또 잊을만하면 떠오르는 ‘보물선’이 지난주 주식시장을 강타했다. ‘보물선’으로 불리는 돈스코이호 소식에 관련 주로 입소문을 탔던 제일제강 주가가 급전직하로 폭락했다.

▲ 보물선으로 알려진 돈스코이호.

롤러코스터 같은 주가 등락은 제일제강의 최대주주가 신일그룹 대표와 주식 양수도 계약을 맺었다는 지난 6일 공시 내용이 17일 뒤늦게 알려지며 시작됐다.

그러나 다음날인 18일 제일제강은 신일그룹과 최대주주 관계가 아니며 보물선 사업과도 일절 관계가 없다고 밝혔고 주가는 하락세로 전환됐다.

급격한 주가 변동에 제일제강 주식 매수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3일간 개인은 제일제강 주식 53만9751주를 순매수했다.

지난 20일 제일제강은 -29.19%, 219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제일제강의 주가는 보물선 관련주라는 소문이 퍼지며 지난 18일 장중 5400원까지 급등했다. 290%의 폭등이었다.

하지만 이후 제일제강 주가는 고점 대비 60% 폭락했다. 주가 반등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20일 오전 신일그룹이 발굴 승인 권한이 있는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 돈스코이호 발굴을 위한 매장물 발굴승인 신청을 했지만 거부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발굴승인 기관인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서 신청서류를 검토한 결과 ‘국유재산에 매장된 물건의 발굴에 관한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다수의 구비서류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보완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네이처셀 역시 라정찬 대표이사의 구속 소식에 주가가 폭락했다.

지난 3월16일 네이처셀 주가는 장중 6만4600원을 찍었다. 최근의 고점이었다.

▲ 개미 무덤이 된 제일제강 일봉 그래프.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주가는 대폭락했다. 전고점보다 약 90%가 하락했다. 지난 20일 네이처셀 주가는 장중 7240원까지 하락했다.

네이처셀은 “라정찬 대표이사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현재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고 지난 19일 공시했다. 회사 측은 “본 건 혐의와 관련해 현재까지 확정된 사실은 없다”며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검찰은 허위·과장 정보를 이용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라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지난 17일 법원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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